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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뇌 노폐물 배출 첫 관문 발견... 치매 극복 새 실마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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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이 뇌 속 노폐물을 씻어내는 뇌척수액이 뇌를 감싼 보호막(뇌막)을 통과하는 첫 관문을 찾아냈다. 이 통로는 나이가 들면서 좁아지는데, 코 안에 특정 유전자를 투여하자 좁아졌던 통로 주변 림프관이 다시 자라며 배출 기능이 회복된다는 것이 동물실험으로 확인됐다.

뇌에서는 신경세포가 활동하는 동안 끊임없이 노폐물이 만들어진다. 뇌와 척수를 채우고 있는 뇌척수액은 이런 노폐물을 씻어내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아밀로이드 베타처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이는 단백질도 이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척수액에 담긴 노폐물 가운데 상당 부분은 뇌막에 있는 림프관을 거쳐 목의 림프절로 흘러간다. 문제는 뇌척수액이 흐르는 공간(지주막하 공간)과 노폐물을 실어 나르는 뇌막 림프관 사이에 '지주막'이라는 질긴 막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었다. 뇌척수액이 이 장벽을 어떻게 통과해 림프관으로 들어가는지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림프관이 형광빛을 내도록 만든 생쥐(prox1-gfp 생쥐)를 이용해 후각망울과 사골판(코와 뇌 사이의 얇은 뼈) 주변 뇌막을 면역형광염색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정밀하게 관찰했다. 이와 함께 뇌척수액이 흐르는 공간에 미세 형광 입자를 주입해 실제로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도 추적했다. 사람과 가까운 영장류인 사이노몰거스원숭이의 뇌막에서도 같은 구조가 존재하는지 함께 확인했다.

관찰 결과, 후각망울과 사골판 사이의 지주막에서 지름 2~12마이크로미터(평균 4.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구멍들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지주막 소창(arachnoid fenestrations)'이라고 이름 붙였다. 형광 입자는 이 구멍을 통과해 뇌막 림프관으로 들어갔다. 이어 사골판의 작은 구멍들을 지나 코 안쪽 점막의 림프관과 연결됐고, 최종적으로 목 림프절까지 도달했다. 이 구멍을 큰 입자로 막았을 때는 뇌척수액 배출이 뚜렷하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주막 소창이 실제 배출 통로로 기능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나이가 들면 이 통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늙은 생쥐(85~100주령)는 젊은 생쥐(8~12주령)에 비해 지주막 소창의 크기가 51%, 개수는 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골판의 통로 역시 개수가 49%, 전체 면적은 64% 감소했으며,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도 58% 줄어드는 등 노화에 따라 배출길 전반이 함께 좁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늙은 생쥐의 코 안 점막에 림프관 생성을 돕는 'vegf-c' 유전자를 투여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6주 뒤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은 투여 전보다 2배가량(101%) 늘었고, 코 점막의 림프관도 72~126% 증가했다. 이와 함께 목 림프절로 이동하는 뇌척수액 배출량도 처리 전보다 2배 이상(최대 122%) 늘어, 젊은 생쥐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소창 자체는 다시 커지지 않았는데도 배출 기능이 회복됐다는 점은, 림프관 재생만으로도 기능적 보완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인지 기능이나 치매 증상의 변화까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은 이번 연구에 대해 "뇌 노폐물 배출의 시작점부터 목 림프절에 이르는 연결 구조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를 통한 비침습적 투여로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향후 사람 조직에서도 같은 구조가 존재하는지 검증하고 퇴행성 뇌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ibs 혈관 연구단과 kaist가 주도하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csf clearance through arachnoid fenestrations to olfactory meningeal lymphatics: 지주막 소창을 통한 후각 뇌막 림프관의 뇌척수액 배출)는 2026년 7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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